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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23 성적 취향의 다양성? '바보AV'의 심오한 세계


제작비 3000만엔짜리 작품까지

웃음마저 나오는 '바보AV'의 심오한 세계



AV 장르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 가운데엔 '이걸로 진짜 흥분할 수 있나?' 싶은 의문의 작품들도 있다.

이러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성의 다양성화 결과인걸까? 일반적인 상식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일명 '바보AV'를 철저히 고찰해본다.



'백수의 왕 사자와 초절정SEX' 'SEX로 만든 커피' '중년녀 시체에 도전 섹스 호러 다큐' 타이틀로 보자면 내용이 전혀 상상되지 않는, 이른바 '바보AV'라고 불리우는 이러한 작품들은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아왔다. 이번에는 이런 바보AV의 문화적 측면에서 접점을 찾아 고찰해본다.


일단, 바보AV란 무엇인가라는 궁금증에 대해서, 비정기 이벤트 '바보AV전문학교'를 주재하고 있는, 글 작가 오오츠보 케무타씨에게 설명을 들어보았다.


"바보라고 말은 하지만 절대로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일반적인 감각에서 보자면 '굉장하다'라고 여겨질 법한 작품들이 바로 바보AV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상 20미터 높이에 매달린 상태에서의 섹스라던지, 500명이 일제히 모여든 집단 섹스라던지, 버라이어티성이 강한 것들이 유명하죠. 또한 전대물 및 거대 히어로물의 패러디도 인기인데, 최근엔 차별화를 위한 설정들이 점점 마니악해지고 있습니다. 적의 광선을 맞은 히어로가 여체화된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다시 말해, 바보AV의 정의는 '몸을 섞는 것이 주가 아니라, 비주얼적인 화려함에 집착하는 작품'이라는 걸까. 하지만 이런 것들로 쌀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리라곤 딱히 생각되지가 않는다. 사실은 유머적인 흥행을 노리고 만들어진게 아닌지?


"일반적인 가치관으론 이해할 수 없더라도, 성적 취향이라는게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요"


이리 주장하는 이는 페티시즘에 조예가 깊은 프리랜서 작가 시모노세키 마구로씨.


"만드는 쪽은 '이걸로 쌀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마니아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섹스는 커녕 여배우의 알몸마저 비추지 않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만든 '여성들만 가득한 파이 던지기 대회'도 옷을 입은 상태에서 여배우들에게 파이를 던지게 만들어, 크림 범벅으로 만들기만 하는 작품이었는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호평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마니아 성향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작품들로 수익을 얻을 수 있을까. "지상 20미터의 AV는 대형 제작사 SOD가 제작했는데요, 제작비가 3000만엔이나 들어서 경영이 휘청했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임팩트 중시의 작품은 팔리지 않더라도 화제가 되면 충분한 겁니다" (오오츠보씨)


사실, SOD는 후에 '매직 미러호'로 대표되는 기획력으로 명성을 올리며, 딱히 AV에 흥미가 없던 구매층에 대한 요소를 환기시킨 실적이 있다. 그치만 파이 던지기에 흥분할만한 구매층은 많지 않을테고, 화제성이 되기도 힘들지 않을까?


"파이 던지기 비디오는 수주 생산 같은 스타일이라서, 재고가 남아도는 일은 없습니다.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유일무이한 작품 아니겠습니까. 그렇기에 반드시 구매해주는 겁니다" (시모노세키씨)


화려한 인상보다도, 철저하게 페티쉬를 추구한 작품은 이른바 오더 메이드 제품. 화제성이나 수익성 등은 도외시된다는 의미일까.


한편으로, 바보AV라고 불리우는 점에 대해서 제작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SOD에서 의욕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여성 감독 아사노 하나코씨와 야마모토 와카메씨는 이렇게 말한다.


"'구강내 성감 마사지'라는 작품은, 실제로 제가 치과의에게 받았던 치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평소 여성기 같은 부분은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던 여배우도 입 안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서는 망설이게 되더군요. 바보AV라는 기획으로 찍은건 아니었지만, '미인인데, 치석이 이렇게 많다니!'라는 갭이 볼만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사노씨)


또한, 야마모토 감독은 '자기가 찍고 싶은 것'에 대한 고집을 뜨겁게 논한다.


"저는 작품을 보는 이들의 기분은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저 제가 좋아하는 영상을 계속 찍어오고 있습니다. 제가 야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찍으면서, 점차 사람들이 그 점에 관심을 가져주길 원하는거죠. 바보AV라고들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별 생각이 없습니다. 되려 화제가 되어 퍼져나간다면 충분합니다" (야마모토씨)





본인들은 매우 진지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바보'라는 가벼운 표현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허나, AV평론계의 권위자인 후지키 TDC씨는 "바보AV로 볼 수 있는 실험과 시행착오는, AV의 역사 그 자체"라고 술회한다.


"1984년부터 86년 사이에, 블랙팩이라고 불리우던 AV가 유행했습니다. 몸을 섞는 모습은 보여줄 수 없었기에, 내용이 대부분 SM이었죠. 중요 부위의 편집 방법도 모자이크를 씌우는 기계가 없었기 때문에, 금가루로 반짝이게 하거나 쉐이빙 크림을 발라두면서, 지금 보면 그저 웃음만 나오는 연출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런걸 바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말이죠"


한 편으로, 바보 취급 당하던 취미가 시민권을 얻게 되는 역패턴의 경우도 존재한다.


'부카케' 또한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부카케AV를 행위 주체성(에이전시)의 시점에서 연구하고 있는 사회인류학자, 와코대학 준교수 바바 아츠시씨는 이렇게 말한다.


"부카케의 구성 요소인 안면 발사라는 행위는, 사실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자연스럽지 않은 이상한 행위라 할 수 있죠. 부카케는 더욱 그러합니다. 동물은 그런 짓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자연으로부터 점차 멀어진 모습이지만 그 또한 문화라고 보자면, 부카케라는 것도 인간의 유연성 및 창의적 연구가 만들어낸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부카케AV를 흥미롭게 여기는 점은, 행위 주체로서의 사람이 만들어낸 '부자연스러움' 뿐만이 아니라, 물질인 정액이 보는 사람에게 여러가지 정보 및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 주체가 된다는 점입니다. AV는 자위를 위한 도구이기에, 평소엔 촬영 현장의 뒷켠이라던지 남자 배우의 모습은 찍질 않습니다. 하지만, 부카케AV는 정액을 통해서 영상 외의 정보를 가져다주는 겁니다. 녹아들면서 하나가 된 대량의 정액이 보여주는 것은, 즙배우들의 호모 소셜리티(동성간의 결속)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사정할 수 있는 성을 지닌 남성이라면, 누구나가 즙배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혹시라도 '당신'일 수도 있고, 미래의 '저'일 수도 있습니다. 남성 고객은 정액을 통하여 현장에 스며들어 감정이입 및 동일화를 일궈내며, 정액이 촬영 현장과 시청 공간을 하나의 호모 소셜리티로서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일단은 '부카케는 문화'라는 표현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지만, 특수한 기호의 AV 쪽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공유되기 쉽다는 점은 바보AV라도 마찬가지인 걸까?


"바보AV에 관해서 말하자면, 아무리 일탈한 내용이라도 성행위를 펼치는 한, 성인물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엔터테인먼트성의 느낌이 강하죠. 바보AV처럼 '웃기는 성행위'는, 리얼함을 넘어서서 유머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AV만이 연출할 수 있는 극단적인 페티시즘 및 고객들로부터의 요구, 그리고 실험을 즐기는 업계 특유의 체질이라는 요소가 한데 모여 다양화를 촉진시키게 된건데, 그 가운데 '자위 도구'에 얽매이지 않는 '성적인 오락물'로서의 AV가 등장한 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V의 구성 요소에 기반하여, 그림(이하의 그래프)을 만들어 보았는데, 이걸 보시면 바보AV가 기존 AV의 자위 도구로서의 영역과는 다르게 배치되어 있음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AV가 엔터테인먼트성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망상 메이커'라 내세우면서, 일반인은 절대 상상 못 할 법한 작품들을 특기로 삼고 있는 ROCKET의 AV가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이 메이커의 대표작 '세계 최고로 변태같은 부끄러운 도전'은, 육체적 관계 연출은 전혀 없이 여배우가 알몸으로 수치 개그를 펼치는 내용인데, 이는 감독 칸베 타로씨의 망상에서 비롯된 내용일까?


"저희는 홈페이지에 게시판을 개설해뒀기 때문에, 유저로부터 '이런 작품이 보고 싶다'와 같은 의견들이 매일처럼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 일은 바로 그들의 상상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AV의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 입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유저로부터 제안받은 아이디어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작품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탭의 신뢰 관계가 필수 불가결 입니다. 촬영 당시는 의외로 다들 즐거워했었고, 여배우로부터 의견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유저들의 요구에 답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찍어나갈 뿐이기 때문에, 바보AV라고 불리더라도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칸베씨)


철저하게 유저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 이는 앞서 바바 준교수가 언급했던 '촬영 현장'과 '시청 공간'간에 생겨나는 호모 소셜리티에 해당하는건 아닐까? 또한, 작품 제작에 관해서는 SOD의 감독들과는 대조적이지만, 바보AV라고 불리는 걸 신경쓰지 않고 유저 및 주변의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점은 공통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바보AV가 유머를 목적으로 삼은게 아니라, 유저와의 신뢰 관계 및 제작자의 열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문화'로서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은, 엔터테인먼트의 이상형으로서 이윽고 전세계를 석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히에이는 그런 말 안해'의 수수께끼가 밝혀지다!

이치하라 카츠야 감독,

전설의 바보AV의 진상을 털어놓다


1996년, 한 편의 AV가 세상에 나타났다. 제목은 '욕정 열도 택배 내 처녀를 뺏으러 와줘!!'. 아테나 영상이 제작한 이 작품은, 전설의 바보AV로 일부에서 유명하다. 이번엔 해당 작품의 출연자가 20년만에 그에 얽힌 이야기를 밝혀주었다.



'욕정 열도 택배 내 처녀를 뺏으러 와줘!!' - 본작을 '전설'로 완성시킨건, 출연자인 28살의 일반인OL이었다. 그녀는 이른바 부녀자로 만화 '유유백서'에 빠져 있었고, 해당 작품의 등장 인물이 된 상태로 처녀를 상실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좋아하는 캐릭터인 '히에이'의 이름을 외치며 울부짖던 여성에게, 해당 작품을 모르던 스탭들은 깜짝 놀랐다. 남자 배우는 발기하지 못하게 되는 등, 촬영은 난항의 극에 치달았다. 무거운 분위기에서의 작전 회의 및 '유유백서'에 대해 공부하는 씬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최종적으로는 줄어든 거시기를 억지로 삽입하면서 종료라는 놀라운 내용이었다. 실제 녹화부터 완성까지 2년이란 시간이 걸렸던 본 작품은, 그 이질적인 분위기로 인해 '이미 AV가 아닌 다큐멘터리' '사상 최악으로 서글픈 처녀 상실' 등으로 논해지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번에 해당 작품에 남자 배우로 출연했던 AV감독 이치하라 카츠야씨와의 접촉에 성공했다. 그는 20년만에 해당 영상을 보면서 직접 해설해주었다.





- 본 작품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유명해진건 알고 계십니까?


이치하라 카츠야 (이하 이치하라) : 알고 있습니다. 비웃음 당하고 있죠 하하하. 술자리 같은 곳에서도 이 작품에 대해 곧잘 듣곤 합니다. 공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는건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 이치하라씨 이외의 출연자는 지금도 현역인가요?


이치하라 : 다들 업계를 그만둬버렸습니다. 당시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 중에 살아 남은 건 저 뿐입니다



- 출연했던 여성은 실제로 일반인 처녀였던건가요?


이치하라 : 이 시리즈는 전부 다 진짜였다고 생각합니다. 여관도 잡고, 이틀 동안의 현지 촬영에 제대로 임했으니까요. 그 땐 처녀라곤 해도, 핑크색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기에 '거저먹기네!'라 여겼습니다만......전혀 그렇지 않았죠. '이런건 데이터에 없는데'라는 느낌이었습니다



- 촬영 당시에도, 이 작품은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까?


이치하라 : 일단, 하루 걸려서 촬영했기에, 미편집 60분짜리 테이프가 10개나 됩니다. 이 시점에서 이상하다랄까, 말도 안됐죠. 이런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은 한 명 당 출연 시간이 30~40분이라서, 테이프 3개면 충분했을텐데



- 영상의 처음 인터뷰 시점에서 이미 분위기가 꽉 막힌 느낌입니다.


이치하라 : 이거 편집된건데 (여성의) 만화 이야기가 엄청나게 길었다니까요! 표정으로 봐서는, 이미 2시간은 지난 시점이군요



- 이 다음으로 스탭이 분위기를 읽으며 이야기에 맞장구쳐주는데, 딱 잘라버리는 여성의 무례한 태도에 화가 난 이치하라씨가 강렬한 뺨다귀를 날리네요, 그렇게나 화가 나셨나요?


이치하라 : 진심으로 화를 낸건 아닙니다. 굉장히 몰아부쳤지만, 어떻게든 만화 이외의 것에 대한 감정을 이끌어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나오질 않았죠. 제가 실패한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입장에선 괜히 맞아서 손해였죠.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근데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기에, 신뢰 관계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발기도 되지 않았던 거구요. AV에 있어서 '실패작의 리얼함'이 촬영된 겁니다.



- '전설의 바보AV' 취급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치하라 : 제 입장에서는 이걸 보면서 웃을 수가 없기 때문에 공감하긴 어렵지만, 이상함은 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이런 작품이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최근의 AV는 공장제 과자처럼 온통 똑같은 내용 투성이니까요. 어쩌면 이 작품의 소재를 전부 노 컷으로 해서 DVD 세트로 만들면 잘 팔리지 않을까요. '전부 보여드립니다!'라면서 하하하.



- 이 작품 이상으로 인상에 남아 있는 촬영 현장은 있으신가요?


이치하라 : 현장이랄까, 이 정도로 많은 이들이 봐 준 작품이 일단 없어요. 어떤 의미에서 최고인 것 같습니다. 야하다는 의미는 아니구요.



- 또 다시 이런 작품을 찍으라고 한다면?


이치하라 : 지금이라면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이런 재미는 뽑아내질 못하겠죠. 기적에 가까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월간 CYZO 2016년 11월호)






Posted by 킹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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